제목1. 평범한 영국 중년 여성의 파리에서의 여정을 담은 잔잔한 영화
미국 작가 폴 갈리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먼저 봤었는데, 이 영화가 원조 격이라고 하네요.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가브리엘인 루카스 브라보도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1950년대 런던, 해리스 부인은 남편을 전쟁에서 일고 홀로 가정부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정부로 일하는 집의 여주인이 새로 산 500 파운드짜리 디올 오뜨꾸뛰르 드레스를 보고 반하게 됩니다. 그전에는 전쟁터에 나간 남편의 편지를 기다리며 살아왔다면, 이제는 아름다운 디올 드레스를 갖는 것이 그녀의 꿈이 되어 그녀를 삶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그녀는 열심히 일을 하며 한 푼 두 푼 모으고 또 모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드레스를 살 수 있는 돈을 다 모은 해리스 부인은 설레는 마음으로 파리행 비행기를 올라 디올 매장에 도착합니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디올 오뜨꾸뛰르의 문턱은 가난한 노동자인 해리스 부인에게는 너무 높았고, 드레스를 사기 위해 매장에 입장하는 것조차 그녀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친절한 신사분의 호의로 입장하여 비록 가장 마음에 드는 드레스는 아니었지만, 그 두 번째로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디올의 친절한 두 사람의 도움을 통해, 일주일간 파리에서 지내며 드레스 가봉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일주일의 시간 동안 그녀는 파리의 문화도 즐기고 두 사람의 오작교도 되어주고, 친구를 도와 자금난으로 위기에 빠진 디올도 도와주는 등 파란만장한 여정을 보내고 꿈에 그리던 드레스와 런던으로 돌아옵니다.
제목2. 현관문을 나설 때 스스로에게 ‘Be nice!’를 주문하게 하는 영화 : 해리스 부인에게 배우는 인간관계론
남편도 자식도 없이 홀로 가정부로 일하며 생계를 꾸리는 해리스 부인에게는 이웃의 바이라는 친구만이 유일합니다. 가정부로 일하는 두 가정 중 한 집의 여주인은 500 파운드나 하는 드레스를 살 여유는 있을지언정, 해리스 부인의 급여 지불은 이러저러한 핑계로 매일 미루기만 합니다. 또 다른 한 집은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매번 오디션에 떨어졌다며 신세한탄만 늘어놓는 무명 여배우의 집입니다. 해리스 부인이 제공하는 노동의 가치에 비하여 그녀에 대한 그들의 보상은 너무 부조리합니다. 그러나 해리스 부인은 언제나 이웃과 그녀가 만나는 이들에게 미소를 보냅니다. 이 사랑스러운 부인은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 역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영화는 디올의 VIP 고객인 마담아발롱과 대조하여 해리스 부인의 품위를 돋보여 줍니다. 마담아발롱은 해리스 부인이 가난한 가정부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무시하며 무례하게 대하지만, 그런 마담아발롱을 대하는 해리스 부인의 행동은 모두가 해리스 부인의 편을 들고, 그녀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고 싶은 마음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해리스 부인이 ‘인간관계론’적인 측면에서 이렇게 타인을 대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작품 속 해리스 부인은 순수하고 따뜻한, 소녀와 같은 꿈을 간직한 사랑스러운 여성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의 내면의 아름다움 때문에 영화 속 등장인물들과 마찬가지로 관객들도 모두 그녀를 사랑하고 돕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이 영화를 보는 사람이라면 모두 동의하게 되는 부분일 것입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이 영화는 따뜻한 교훈을 줍니다. ‘Take’하기 위한 선‘Give’가 아니라 타자를 향한 순수한 사랑이 내가 머무는 자리를 얼마나 생명력 있게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또한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타인을 대접하라‘는 성경의 황금률 말씀을 다시 마음에 새기게 합니다. 오늘도 현관문을 나서며 ’Be nice!’의 주문을 중얼거렸습니다. 사회적인 성취보다도, 타인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내가 되는 것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셍각해 봅니다.
제목3. 내게 주어진 삶이 나 자신에게도 선물이 되게 하라 : 해리스 부인에게 배우는 자존감 수업
해리스 부인에게서 배울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교훈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그것을 소홀히 여기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해리스 부인은 그 여주인의 드레스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남편이 전사한 소식을 듣고 우울해하던 그녀에게 그 드레스는 열심히 일할 동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 드레스를 입고 갈 데도 없는데, 그런 큰 돈을 들여 살 이유가 있느냐고 이야기합니다. 대부분의 관객들도 그들의 의견에 동의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성적인 판단과 현실적인 형편을 떠나 우리는 도저히 알 수 없지만, 분명히 해리스 부인 안에 자리한 그 꿈과 설렘을 그녀는 흘려보내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행복한 삶을 사는데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단한 인생의 여정에서 가슴을 뛰게 하고, 열심히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자신만의 동기를 찾는 것. 그것을 남들이 뭐라고 평가하든 ‘그것’을 찾는 것은 행복의 열쇠를 찾는 일일 것입니다.
또한, 제가 영화를 보며 애정을 담아 보게된 것은 해리스 부인의 집입니다. 해리스 부인은 반지하의 집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집 내부를 보면 해리스 부인과 같이 정말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사랑스럽고 정갈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다못해 찻주전자도 손뜨개로 만든 귀여운 커버로 쌓여 있습니다. 그녀가 집을 얼마나 정성스레 잘 관리하며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재산이나 하는 일을 떠나서 매일의 일상에서 자기 자신을 위해서 무엇을 하느냐가 마음의 힘과 여유를 기르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요? 주어진 환경에서 허락한 형편 안에서 스스로의 삶을 아껴주고, 거기에서 얻는 마음의 힘으로 타인에게도 친절을 베푸는 ‘나이스’한 사람이 되길 다짐해 봅니다.
장르 : 드라마, 코미디
감독 : 안소니 파비안
원작 : 폴 갈리코 작가 동명 소설
제작 : 기욤 벤스키
출연진 : 레슬리 맨빌, 이자벨 위페르 외
러닝타임 : 115분
시청등급 : 12세 이상 시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