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1. 감탄만 나오는 듄의 재창조
저는 듄이라는 영화를 2024년 파트2의 홍보 프로모션을 위한 티모시 샬라메와 젠데이아의 내한으로 화제가 된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유퀴즈에서의 두 배우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이 영화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듄 1편은 OTT에는 없어서 OCN에서 방영해줄 때 중간 중간 광고와 함께 봐서 많이 아쉽지만 정말 꼭 보시라고 강력추천할 수 있는 영화이기에 리뷰를 남깁니다.
듄의 원작은 1965년 Frank Herbert가 쓴 SF 소설 <DUNE>입니다. 영화 <그을린 사랑>,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 <블레이드 러너 2049> 등의 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을 했습니다. 원작 소설의 굉장한 팬인 드니 빌뵈느의 숙원 사업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방대한 듄의 세계관과 스케일을 영화로 만드는 것 자체가 굉장한 도전이었을텐데, 드니 빌뵈느 감독은 원작의 주제를 이어가면서도 적절한 각색과 함께 이것을 성공했습니다.
아무래도 원작이 워낙 유명하고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SF 소설이라 그런지 영화 전개가 관객 입장에서는 친절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설명원작 소설 듄을 읽기에는 책분량이 부담되는 분들은 유튜브에 듄의 세계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약 50분짜리 영상을 보고 가시는 것도 추천해드립니다. 듄 원작을 알고나니 이 영화, 보면서 계속 감탄만 나옵니다. 또한 각 가문의 특징을 부각하기 위한 행성의 건축물과 의상 등을 보는 재미가 아주 훌륭합니다.
제목2. 영화에 몰입감을 배가시키는 영화음악과 사운드
영화 음악은 한스 짐머 음악 감독이 맡았습니다. 대사가 많지 않은, 여백 가득한 영화를 끝까지 몰입하게 끌고 나가는 힘이 대단합니다. 한스 짐머 역시 원작 소설 듄의 광팬이라고 합니다. 듄으로 제94회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한스 짐머의 음악들은 베네 게세리트의 종교적 분위기나 프레멘의 토속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해내어 영화 듄이 창조한 세계에 빠져들게끔 강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제목3. 거대한 스케일 속 느림과 여백의 미학이 극대화된 연출 속, 영화를 꽉 채우는 배우들의 연기
영화는 드니 빌뇌브 감독 특유의 정적이고 차분한 카메라 워킹과 함께 등장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황제의 계략으로 아트레이데스 행성을 떠나 아라키스로 가야하는 아트레이데스 가문 사람들의 불안한 마음과 폴의 예지적인 꿈에 자주 등장하는 신비한 눈의 챠니, 퀴사츠 헤더락으로서의 본격적인 시험 무대에 올라설 아들 폴을 바라보는 어머니, 그리고 아트레이데스 공작의 후계자로 그리고 퀴사츠 헤더락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야 하는 폴, 이 모든 장면과 불안정한 감정이 대사가 아닌 배우들의 눈빛으로 채워집니다. 물론 하코넨 남작의 비쥬얼과 캐릭터가 무척이나 충격적이어서 영화를 보는 동안 오싹함이 들기도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엔 아라키스의 아름다운 사막과 배우들의 깊은 눈동자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제목4. “꿈은 심연의 메세지이다.” 듄 파트 1의 줄거리
10191년, 아트레이데스의 가문의 후계자 폴(티모시 샬라메)는 전 우주의 메시야가 될 운명으로 태어나 후계자 수업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러나, 점점 인망이 높아지는 아트레이데스 공작를 시기한 황제의 계략으로 아라키스 행성으로 떠나게 되었고, 그곳에서 황제와 하코넨 가문의 급습으로 아트레이데스의 공작과 가문은 멸망하게 됩니다. 엄마와 함께 겨우 살아남은 폴이 매일 꿈에서 보던 프레멘 종족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제목5. 듄을 보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것들
- 버틀레리안 지하드
듄의 세계관은 ‘버틀레리안 지하드’에서 시작합니다. AI에 의해 지배당하던 인간들이 혁명을 일으켜 기계들을 파괴한 후, 인간 중심의 세계를 지향하는 버틀레리안 지하드 운동을 일으킵니다. 종교와 철학 영성이 강조되는 이유와중세 시대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 베네 게세리트
폴이 메시야(퀴사츠헤더락)의 운명을 지고 태어나게 된 배경에 가장 중요한 집단은 ‘베네 게세리트’입니다. 베네 게세리트는 듄 시리즈에서 우주 주요 세력 중 하나인 여성들로 구성된 집단입니다. 인류의 안정과 생명을 우선시 하는 집단으로, 버틀레리안 지하드 운동의 중심에 있습니다. 이들은 극도의 정신수련법을 익혀 강력한 영성과 이성으로 타인을 조종할 수 있고, 우주 귀족가문을 통제하고자 합니다. 폴도 어머니인 제시카로부터 베네 게세리트 수련을 배웁니다.
- 스파이스 멜란지와 아라키스 행성의 프레멘, 샤이 훌루드
듄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은 ‘스파이스’입니다. 버틀레리안 지하드에 의해 우주 항해를 하기 위해서는 예지력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 스파이스는 예지력을 증대시키며 노화를 늦추는 물질이기에 우주 귀족들에 의해 수요가 많습니다. 영화에서 이 스파이스를 독점하기 하고자 황제와 하코넨은 온 힘을 기울입니다. 그렇지만 아라키스 행성에서 스파이스를 채취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이유는, ‘프레멘 종족’과 ‘모래벌레’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라키스에 프레멘 종족은 척박한 사막 환경에서 살아남은 사납고 강인한 전사들입니다. 또한, 스파이스 멜란지를 생성하는 모래벌레(샤이 훌루드)는 아라키스 행성의 실질적인 주인으로, 모래의 일정한 진동으로 침입자를 감지하여 거대한 입으로 모두 집어삼켜 버립니다. 그러나, 프레멘 종족이 강력한 이유는 이 모래벌레와 함께 사는 법을 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듄의 세계관은 너무나 방대하기 때문에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고, 앞으로도 읽을 생각이 없으신 분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유튜브에서 ‘듄 백과사전’과 같은 영상을 보고 영화 듄을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